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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7일 목요일

81.16

-[4] 2016년 11월-

'PSA가 81.16입니다'

아침일찍 찾은 동네 대형병원의 담당 의사쌤이 조직검사를 하자며, 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자 이유없이 화가났다.   이사람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공장같은 이곳에서 개인에 대한 배려가 없이 검사결과의 숫자를 보고 기계 조립하듯 진료방법을 밀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을 신뢰할 수 있는 거야?

이후 점심식사 약속이 있는 판교까지 운전 중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도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거야? 

점심 약속을 잡은 예전 동료와는 사업이야기를 하고자 했는데, 걱정에 앞서 그만 병원 이야기를 했더니 왜 진작 이야기하지 않았냐한다.  친한 친구중에 대학병원 비뇨기과 의사가 있다며 소개시켜주겠단다.

실력있는 의사냐? 를 물어보기 전에,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의사인지 먼저 물어봤다.   가능성이 있다 없다가 아니고, 그냥 할수 있다, 없다, 된다, 안된다를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인지를 물어보았다.    의사로써 답변은 다른 병원에서도 들을 수 있으니까.

부랄 친구라 못하는 소리가 없다는 이야기에 소개시켜 달라고 했더니, 그자리에서 전화를 걸어 예약 날자까지  잡아준다.  
고맙다.

이렇게 인연이되어 진료를 받는다니, 세상 인연은 역시 알 수 없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그렇게 다시 3일만에 동네의 대학병원이 아닌 다른 대학병원에서의 조직검사 일정을 잡았다. 
-마이쥬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심평동 아브뉴프랑

확인을 못했지만 샘오취리 가계라고 한다.   그래서 찾아가야 겠다 했었는데, 아침에 들은 병원이야기에 놀라 더 찾아갔던 음료점.   이젠 커피도 못마시겠다 싶다

2016년 늦은 가을 어느날

-[1] 2016년 10월-

2016년 늦여름 휴가.

오사카는 20년만.   그렇게 좋아하던 여행지였는데... 쓰나미 사고이후 방사능 누출에 대한 두려움에 거의 10여년만에 찾은 일본이다.
그래도 동경에 가기에는 여전히 꺼림직.   오사카는 그래도 사고 지역에서 조금 더 떨어져있으니까 하는 근거없는 위안으로 찾았던, 작년 여름 일본 가족 여행의 컨셉은 먹자 여행이었다.

음식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변함없는 오사카성과 도톤보리 거리가 좋았다.   매년의 가족과의 해외여행과는 달리 좋아하던 일본의 맛난 음식을 아이들과 그녀에게 소개하는 재미도 좋았다.

그때까지는 몰랐다.

이후 왠지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게 다소 신경 쓰이던 늦가을 어느날 오후.
프로젝트 협의로 고객사를 찾아가던 중 회의가 취소되어 미안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미 명동에 도착했는데...  

뜬굼없이 생긴 시간에 오랜만에 주변 친구들에 연락을 해보니 모두 바쁘단다.   그냥 돌아가기엔 왠지 아까운 시간,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병원이 보인다.    따로 시간내어 찾지못했는데, 시간이 빈 그날 오후에 카페를 찾아가듯 그렇게 병원에 들어갔다.    
비뇨기과라는 묘한 뉘양스가 준 느낌과는 달리 병원안은 깔끔했고 명동 거리의 어수선함과는 달리 환자가 없어 한적하다.

'불편한 적은 없었는데, 최근 한달 전부터 자주 소변을 보게 되네요'
'몇 주 전부터는 2시간 정도 운전을 하거나 하면 소변을 참기 어려워 불편한 경우가 꽤 많이 생겼구요'
'최근엔 참기어려워 화장실을 갔는데도 소변이 가늘게 나와 답답한 적이 많아요'

그랬다.
가을부터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 차막힌 도로에서 급히 주변 빌딩에 주차하고 화장실에 찾아들어간 적이 있었다.   이 황당한 경험에 병원을 생각했지만 시간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찾은 병원에서, 이야기를 듣던 의사 선생님이 검사를 하자고 한다.

촉지검사?
불편할 수 있지만 아프지 않단다.   사실 아무 느낌이 없긴했지만, 그런 검사를 한다는 것이 다소 찜찜.   그리고는 추가로 혈액 검사를 위해 피를 뽑고 3~4일 후에 문자로 결과를 보내주겠단다.   역시 명동 번화가에 있는 병원이라 개인병원인데도 서비스가 다르구나...

약을 먹으면 소변 불편한 것은 사라진다는 이야기에 안도하며, 실제로 그날부터 약먹고 불편함이 사라진 화장실의 경험에 다행이다 싶었다.

조금 더 자주 운동하고, 조금 더 일찍 병원왔으면 불편하지 않았을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동성당
   
이런 저런 생활의 죄스러움에 병원을 나와 찾았던...
오랜만의 고백성사로 묵은 숙제를 마친듯 후련했던 2106년 늦은 가을의 어느날의 명동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