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8일 금요일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다

-[12] 2016년 12월-

똑.똑.
기대안한 노크도 그렇지만,
문틈사이로 낮 모르는 수녀님의 모습에 더 놀랐다.
'형제님, 오늘 수술이시죠?'

어떻게 알았을까 싶던 중...


병실 번호가 빼곡히 적힌 메모지를 손에 쥔 채,

혹시 수술에 늦지 않았는지를 물어보며
수술 전 문진서를 쓰며 함께 적었던 종교란에 체크를 하면,
수술전에 이렇게 찾아와 함께 기도를 한다고 한다.


아픈 몸에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잠시 뭐라 해야하나 머뭇대며 뻘쭘하다 싶던 순간,

'저희에게도 기도해주세요' 라며 그녀가 부탁한다.


그녀의 부탁과 함께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듯
우리들의 손을 마주 잡고 기도하는 수녀님의 손길이, 음성이 낮설다.


주의기도와 성모송 기도 후,
형제, 자매님에게 용기를 달라는 수녀님의 기도말에
꼭 쥔 손을 놓지 않고 기도에 열중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도 낮설다.


처음 보는이의 기도와 위로에,
가슴깊이 애원하며 기도하는 나 자신도 낮설다.

수술실 들어가기 30분전, 입원실에서.


-신촌 세브란스병원 3층 로비에서

수술 후 외래로 찾아간 언젠가.  로비를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 중 만난 반가운 얼굴.
순간 누군가... 했다가 손에 쥔 메모지를 보고 알아봤다.   


'당신이 누구신지 여전히 잘 모르지만...  병과 병원과 당신에게 낮선 그녀와 저를 위한 짧은 기도가 큰 용기와 위로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과 당신과 함께 기도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기도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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