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7일 목요일

공감하는 병원, 이해하는 의사

-[7] 2016년 11월-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지난번 진찰했다는 인연으로 다시 찾아간 명동의 비뇨기과.   의사 선생님의 조근 조근한 설명과 친근한 미소에서 검사 결과의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바보같은 기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그곳에 다시 갔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일단 수술 빠른 시간내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   어느정도 심각한지, 어느정도 퍼져있는지는 실제로 수술을 하는 과정중에 환부를 보고 정확히 알 수 있단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걱정을 하는 나를 보고 말한다.

'너무 걱정마세요, 저도 암수술을 작년에 받았어요'

본인은 위암으로 위를 어느 정도 잘라냈다고 하면서, 내가 걱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며 위로한다.   아... 이건 또 뭔 상황이냐.

호르몬 치료는 그럼 화학적 거세와 같은 의미냐는 물음에 중요한 건 아픈걸 고치는 것이고, 수술 후 회복이 되지만, 혹시라도 안되어도 여러 치료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병치료에 앞서 후유증 이야기를 하는 나를 짐짓 나무란다.

'그럼 아프다는 것을 가족들에게 말해야 할까요?   선생님은 어떻게 하셨나요?'

당연히 가족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에, 다만 본인은 사춘기 자녀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병원을 나왔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서는 비교적 순하니까 쉽게 고칠 수 있어요.   
 다른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간호사, 따로 진료비는 받지 말아요'

진료실 밖까지 나와 잘될꺼라 악수하는 선생님께 인사하며 그녀에게 카톡을 보냈다.   
오늘 저녁엔 집 근처 버거킹에서 커피를 마시자고. 
-명동 준비뇨기과
서울시 중구 명동 9길

진료과목과 전공 분야가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고 찾아 갔었지만, 진단받고 치료받고 수술받고 하는 모든 인연 중 가장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해주신 선생님 중한분이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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