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7일 수요일

홍삼, 약인지 독인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대학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과의 진료시간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짧아도 너무 짧다.   1분은 될까?

그 짧은 시간에 선생님이 언급한 몇가지 않되는 이야기 중 매번 진료때마다 주문처럼 하는 이야기는 이랬다.   
'인삼, 홍삼, 개고기는 절대 먹지마세요'
   
게다가 몸에 좋은 인삼, 홍삼은 오히려 암세포의 좋은 먹이가 될 수 있고, 효과도 검증 안되었다고 한다.   이정도면 인삼, 홍삼은 암에는 약이 아니라 독으로 들린다.

그런데, 홍삼이 암의 직접적인 치료효과는 아니지만 항암 치료중인 환자의 피로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뉴스[1]가 있다. (연구에서는 항암 치료전 체력을 100이라고 할때, 항암 치료 중 피로도는 70 정도이지만 홍삼을 복용한 그룹에서는 81로 그렇지 않은 그룹(위약군)의 78보다 높았다고 한다)
[1] 중앙일보 2017년 7월, http://news.joins.com/article/21741861

그래서 살펴보니 10년전 주간지의 항암 치료 사례에서도 인삼으로 효과를 봤다는 기사[2]도 보인다.  (이 기사에서도 인삼이 암세포의 유발을 억제하지는 않지만, 장에 서식하는 세균 중 '프레보텔라오리스'라는 세균과 인삼이 만나 생기는 대사물질이 암을 예방하고 증식과 전이는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2] 주간동아 2007년 5월, http://weekly.donga.com/List/3/all/11/82293/1

4년 전에도 홍삼이 암세포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하는 효과가 증명된 바는 없어 맹신해서는 안되지만 홍삼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서 항암작용에 어느정도 관여를 하는 것이 입증되었다는 기사[3]도 있다  (홍삼이 대식세포를 활성화하여 면역 단맥질의 핵 내 이동을 촉진하게 되고 이를 통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인자들을 활발히 분비한다고 한다)

더욱이, 5년전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4]에서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서 홍삼을 투여한 경우 암세포가 줄어드는 것을 보여주면서 전립선암 개선 식품으로 토마토, 마늘, 당근과 함께 홍삼을 언급하며 많은 이들이 추천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4] 2003년 11월 18일

찾아본 기사들 중 홍삼의 암 치료에 대한 압권은 홍삼을 먹으면 항암제를 30%만 써도 100%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기사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소개하면서 적은양의 홍삼(3mg)과 함암제(10mg)를 같이 투여한 경우가 홍삼만, 항암제만, 적은양의 항암제(3mg)와 홍삼(10mg)을 같이 투여한 경우보다 높은 생존율(70%)을 보였다[5]고 한다. (그런데 찾아보니 연구를 수행한 팀이 KT&G 중앙 연구소 인지라 이 기사를 그대로 신뢰하는 건 쫌...)
[5] 월간암 2015년 6월, http://www.cancerline.co.kr/html/13306.html

하지만 역시 헷갈리는 건, 연세암병원 블로그의 암환자를 위한 건강식단이란 글에는 차가버섯등을 먹어도 되냐는 QA형식의 글에서 마늘, 양파, 상황버섯등의 즙은 먹지말라고 하면서 이와함께 '홍삼차도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씌여져 있다.
[6] i세브란스병원 베스트닥터 블로그 2012년 3월, http://blog.iseverance.com/ycc/entry/402

또한, 홍삼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어('홍삼이 간에 나쁘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이란 단서를 달아놨다), 항암 치료를 하는 경우 정작 중요한 항암제의 해독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홍삼의 에스트로겐 작용으로 유방암, 난소암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굳이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홍삼을 먹지말고 그냥 검증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세브란스  병원 의사분의 글[7]도 보인다.  
[7] i세브란스병원 베스트닥터 블로그 2016년 4월, http://blog.iseverance.com/mdgold/entry/253

음... 역시 홍삼도 먹을지 말지는 알아서 결정하라는 거구나.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열심히 지켰는데 결국 1년도 채 안되어 전이되고 재발된 상황에 왜 항암치료를 들어가기 전에 진작 먹지않았을까가 후회되는 건 사실.(항암 치료를 하는 기간 중 간에 무리를 준다는데 먹는 위험 보다야 차라리 수술 직후 먹는게 좋았을텐데)

그래서 결심했다.   알아서 하라면 홍삼, 조금씩 먹자.  이젠 항암치료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면역력도 못지않게 되버린지라...  다만 간에 무리가 안가도록 농약이 적게 사용된 인증된 제품만 먹는걸로.

댓글 2개:

  1. 병원의사들은 확실한 근거도 없이 뭘 먹지 못하게 합니다. 못 먹게 하면 합리적 근거 사유를 물어보세요.연구 논문이 있는지 없는지..막연한 추측으로 하는 말은 믿지 마세요.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맞습니다.가끔씩 말기암 환자들이 산속에 들어가 자연식하면서 질병이 낫는 경우를 보더라도 우리 몸은 약으로 치료하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자연치유에 관한 공부를 하시면 양방의사들이 참 무식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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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말씀고맙습니다. 자연치유와 식이요법으로 나았다는 분들이 분명히 있는데 입증을 못했다면 입증을 못하는 것이 이상한것이지, 나았다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닐테니까요. 그래도 어딘가 자연치유에도 공신력을 갖는 조언,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참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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