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8일 수요일

항암치료를 그만두자는 의사선생님 이야기에 떠오른 기억

멋모르고 가서.

주변에서 훌쩍이거나 비장 표정을 짓는 녀석들을 보면서 혀를 찼다.
참 유난들을 떤다.

그리고 40여일 후였었나 (아... 이젠 이게 몇일동안의 일이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구나)
정말이지 징글징글했다.
다시는 이곳은 쳐다보지 않겠다고 다짐, 결심 뭐 다했다.

그렇게 그곳을 떠나는 기차에 올랐었다.
논산 훈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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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전이되었다는 곳이 쑤시고 시끈거림이 못참게되어 응급실에 간 후, 주치의 선생님이 항암약[1]이 불응성이 되어 더 이상 이 치료는 어렵다고 했을때 뜬금없이 그때의 생각, 논산 훈련소 생각이 났었다.   
[1] 도세탁셀(Docetaxel)
암세포는 적절할때 성장을 멈춰야 하는데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터라, 성장을 위한 암세포의 자기복제를 방해하는 항암제(유방암, 전립선암 등에 많이 사용한다고함)란다.   그래서 3주간격으로 매번 주사를 맞았는데,  불응성이 되기까지 딱 6개월 걸렸다.   1년 정도는 갈 줄 알았는데...   

남들은 항암약의 부작용[2]으로 살이 빠지거나, 구역실이 나거나, 많이 아프다고 하던데, 그런적은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눈섭, 속눈섭, 머리털등이 모두 다 빠지고, 얼굴이며 몸집이 비대해지고, 쉽게 피곤해지는 상황이 매일 지속되는게 정말 싫었다.   
[2] 간장애, 근육통, 말초부종, 체중증가, 호흡곤란, 열 외
항암제 사용으로 가장 힘든 부작용은 손끝과 발끝이 계속 저리고, 마치 동상이 걸린듯 얼얼하다는 거다.   계속 저린 덕분에 감각이 많이 없어져 나중에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못쓰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도 하게되고.    항암약을 끊은 후 한달여가 지금 지금, 다른 곳들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 손끝과 발끝 저림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하다.

특히 기운이 예전만 못했다.
쉽게 힘이들어버려 뭔가 하기도 어려웠던 것이 짜증났었다.
그리고 그 어느때 부터인가 무엇이든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사라져 있었다.

그렇게 항암약 끊은지 한달이 지난 요즘.
까만 머리털과 눈섭이 3월의 잔디 마냥 올라와 있다.   전이가 된 곳들이 욱신대는 정도는 함암치료 할 때보다 다소 심해졌지만, 그래도 몸에 기운이 있다는것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알게됐다.

항암치료.
몰라서 쉽게 했다.

다시하자고 하면... 
많이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 같다. (선택할 수 만 있다면 다시는 하기 싫어!!!   그렇지만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인데...  이런 아이러니 한 상황도 정말 싫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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